변호인 “성추행한 적 없어…허위사실 공표 아냐”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봉주(59) 전 국회의원 측이 법정에서 “성추행 사실은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보였다.
정 전 의원 측은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부장판사 최병철) 심리로 열린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무고 등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증거 기록을 봐야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공소 사실을 부인하는 취지”라며 “이 사건의 핵심은 정 전 의원이 성추행 피해자로 지목된 A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있는지다”라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를 만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정 전 의원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아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해 추후 의견서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준비기일이지만 정 전 의원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직업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현재는 인터넷 방송일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사건은 지난해 3월 언론매체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여성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정 전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프레시안 기사는 가짜뉴스, 새빨간 거짓말,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후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관련자 진술과 카드 결제 내역 등을 조사해 정 전 의원과 A씨가 2011년 12월 한 호텔 1층 카페에서 만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검찰은 기사의 주요 내용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경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수사를 진행, 정 전 의원의 혐의가 상당하다고 보고 그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반면 정 전 의원이 프레시안 기자들을 고소한 사건은 고소가 취하된 점 등을 고려해 각하 처분이 이뤄졌다.
정 전 의원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3월7일 오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