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선수라면 서로 감정 상하지 말아야
양의지의 NC 다이노스 입단식. 이번 FA 시장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은 양의지는 NC와 4년 총액 125억원에 계약했다. 왼쪽부터 김종문 단장, 이동욱 감독, 양의지. /뉴스1 DB © News1
얼어붙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구단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선수들의 마음을 녹이는 일이다.
FA 시장이 개장한지 두 달이 다 돼가지만 아직까지 계약한 선수는 4명 뿐이다. ‘1호 계약자’ 모창민(NC·3년 20억원)과 ‘빅3’ 양의지(NC·4년 125억원), 최정(SK·6년 106억원), 이재원(SK·4년 69억원)이 전부다.
나머지 11명의 계약은 감감무소식이다. 대부분 각 팀의 주전급으로 아직 선수로서 가치가 충분하지만 보상 규정에 발목잡혀 타구단 이적은 언감생심이다. 원 소속구단 잔류가 현실적으로 유일한 선택지다.
협상에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는 구단들도 고민이 있다. 이적이 쉽지 않다면 결국 내부 FA는 내년 시즌에도 함께 해야 할 선수들이다. 구단의 방침이 확고한 가운데 선수가 울며겨자먹기로 계약을 한다면 팀 분위기나 전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각 구단은 최대한 선수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협상을 이어가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등 내부 FA 3명이 나온 한화 이글스에서는 박종훈 단장의 강경 발언이 자칫 선수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모 구단 고위 관계자는 “결국 안고 갈 선수들이라면 협상 과정에서 불필요한 감정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며 “선수들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살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구단들은 세워놓은 방침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자세가 선수들에게는 ‘나가려면 나가라’는 뜻으로 느껴질 수 있다. FA 몸값 거품을 빼려는 시도에 더해 선수들의 마음까지 두루 살펴야 하는 것이 구단들에게 주어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