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재주 없어 나만 홀로 한가롭다/안대회 지음/328쪽·1만6000원·산처럼
해설이 정갈하다. 시인의 삶과 그 시를 지은 전후 사정까지 고려해서 친절하되 군더더기 없이 풀었다. 원래 시에 대응하는 또 다른 시와 같다. 원문에선 딱딱한 한문과 절제된 표현에 가려져 있지만 시인이 당시에 품었을 법한 몽글몽글한 정서를 현대적 정서로 담아냈다. 한시는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깨줄 책이다.
문인이나 관리의 신분이지만 여전히 가난과 가족 걱정에 한숨짓는 이들, 지금보다 자연과 더 가까웠기에 깊은 소회를 해와 달과 산의 움직임, 모양새에 빗대 표현한 옛 글쟁이들의 순박한 표현법이 종종 뭉클하게 다가온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