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서 14명 탄 배 전복… 2명 실종
11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9.77t급 낚시어선 무적호(원 안)가 3300t급 화물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사고 해역에 도착한 통영해양경찰서 대원들이 전복된 무적호 위에 올라 승선자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11일 오전 4시 57분경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43해리(약 80km) 공해상에서 전남 여수 선적 9.77t 낚시어선 무적호가 파나마 선적 3300t급 화물선 코에타호와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낚싯배 선장 최모 씨(57)와 승객 최모(65), 안모 씨(71)가 숨지고 정모(51), 임모 씨(57)가 실종됐다. 사망자 3명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 구조된 생존자 9명은 여수 전남병원 등지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정원 22명인 이 배에는 광주, 전남, 울산, 경북 등지에서 온 30∼70대 낚시 동호인 12명 등 모두 14명이 타고 있었다. 충돌 사고를 낸 화물선은 액화천연가스 운반을 위해 울산에서 중국으로 가던 중이었다. 해경은 코에타호를 통영항으로 압송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승객 김모 씨(59)는 “사고가 나기 5분 전쯤 무슨 일인지 무적호가 한 차례 멈췄다. 이후 ‘꽈광’ 하는 굉음과 함께 순간적으로 배가 뒤집혔다”고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뒤집힌 선체의 높이 60cm 정도 되는 에어포켓에서 박모 씨(55)와 함께 3시간 가까이를 버텼다. 죽음의 공포가 엄습할 무렵 바깥에서 선체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곧 에어포켓 안으로 진입한 해경 잠수부들에 의해 두 사람 모두 구조됐다. 생존자 노모 씨(37)는 “충돌 직후 정신이 없었고 구명조끼를 입은 뒤 탈출해 뒤집힌 배에 매달려 있었다. 5명이 함께 버티다 인근에서 조업하던 어선들에 의해 구조됐다”고 말했다. 생존자 9명 중 8명은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통영=강정훈 manman@donga.com / 여수=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