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무선사업부를 총괄하던 신종균 당시 사장은 “스마트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고경영진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2010년 갤럭시 시리즈다. 늦었지만 가장 빨리 쫓아갔다. 반면 노키아는 미적거렸다. 점유율 40%라는 확실한 1위 자리가 변화를 거부한 독(毒)이 됐다. 노키아는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 제대로 진입해 보지도 못한 채 몰락했다. 한때 명품으로 불렸던 노키아폰은 이제 박물관행 처지가 됐다.
▷애플 마니아들은 처음에 갤럭시를 애플의 ‘카피캣’(복제품)이라고 놀리곤 했다. 그럼에도 갤럭시는 S펜을 장착한 노트 시리즈 등을 내놓으면서 제품과 가격 모두에서 애플을 맹추격했다. 드디어 2011년 아이폰을 제치고 갤럭시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올랐다. 그해는 스마트폰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해이기도 하다. 애플에서 잡스의 창의성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던 무렵이다. 작년 3분기(7∼9월) 현재 스마트폰 시장 세계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0.1%로 1위, 애플(13.0%)은 화웨이(14.4%)에도 밀려 3위로 떨어졌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