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내가 피해자” 주장… 평창올림픽 ‘왕따 갈등’ 다시 논란
최근 채널A ‘뉴스A 라이브’ 인터뷰에서 ‘왕따 주행’논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보름. 채널A 화면 캡처
김보름은 자신이 동료 선수 노선영을 왕따시켰다는 당시의 주장을 뒤집고 자신이 오히려 노선영으로부터 폭언을 듣고 위협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창 겨울올림픽 동안 최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당시의 ‘왕따 사건’은 새로운 논란을 맞게 됐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 ‘뉴스A 라이브’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한 오해를 풀고 가야 훈련에 집중하고 운동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김보름,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내용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고 순식간에 60만 명이 참여했다. 이후 김보름은 한동안 하루 2시간밖에 못 자고 극도의 스트레스와 고통 속에 지냈다고 밝혔었다. 거센 비난 여론 속에 지냈던 김보름이 당시의 상황과 노선영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선 경기에서 페이스를 잃고 김보름(앞) 박지우와 멀리 떨어진 채로 달리는 노선영(오른쪽). 경기 직후 김보름은 “선수를 왕따시키고 팀워크를 해쳤다”는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뉴스1
김보름은 자신뿐 아니라 당시 대표팀에서 생활했던 다른 후배들도 노선영으로부터 욕설 및 폭행 위협(때리는 시늉)에 시달렸다고 했다. 경기 전날 노선영이 후배들을 집합시켜 1, 2시간 남짓 폭언을 했다는 주장도 했다. 김보름은 “선수 간 견제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경기력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그건 견제가 아닌 피해라고 생각한다. 선수촌이 기량 좋은 선수들을 한데 모아 선의의 경쟁을 하라는 좋은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나는 그 안에서 기량이 더 좋아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노선영의 폭언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그대로 진술했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노선영이 과거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던 내용들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팀추월 경기 당시 논란에 대해 김보름은 “마지막 주자가 지쳐서 선두와 벌어질 경우 소리를 쳐 알려주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데, 앞선 다른 경기에서 신호를 주던 노선영이 올림픽에서는 신호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노선영과 7년, 박지우와는 2년간 호흡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노선영이 제기한 한국체대 훈련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김보름은 “노선영이 대표팀 훈련을 진행하던 태릉빙상장에서 열린 회장배 전국대회에 출전해 5일 동안 합동훈련이 불가했고,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나는 훈련을 쉴 수 없어 그 기간에 맞춰 한국체대에서 훈련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5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이후 “선수들에게 고의가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날 김보름이 자신이 피해자라는 새로운 주장을 펼침에 따라 이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노선영은 김보름의 주장에 대해 “저는 별로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선영은 자신이 과거 한 말들에 대해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랩타임 30초 안에 들어오라는 감독의 지시를 따르면 노선영이 ‘천천히 달려라’라고 하기도 하고 따로 불러서 혼을 냈다는 데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지금 너무 어이가 없다”고 답했다. ‘김보름의 주장이 어이없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노선영은 “네, 그게 괴롭힘을 당한 건가요?”라고 했다. 김보름 본인이 그렇게 주장하더라고 하자 “저는 별로…”라고 했다. 같은 상황에 대해 김보름과 노선영의 생각과 느낌에 차이가 있었다. 노선영은 최근 근황을 묻는 것엔 답변을 거부했다. 최근 스피드스케이팅 쪽으로는 활동하지 않는지를 묻자 “제가 지금 너무 힘들다”고 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송찬욱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