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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가세로 주전 꿈 미뤄졌지만 최고 선배에게 배워 내공 다질 기회”

입력 | 2019-01-12 03:00:00

NC 20세 포수 유망주 김형준




“(양)의지 형 영입 소식에 저도 ‘연예인’ 보듯 신기해했어요(웃음).” 8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김형준(20·NC·사진)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이날 열린 구단 시무식 행사를 맞아 올해 처음 팀 동료들과 재회한 그는 활짝 웃으며 동료에게 달려가 업히는 등 장난을 치는 여유도 보였다. 현역 최고 포수로 평가받는 양의지(32)가 자유계약선수(FA)로 NC에 둥지를 틀며 자신의 입지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저 최고 선수와 함께한다는 게 기뻤다.

포수로 187cm, 99kg의 당당한 체구를 가진 김형준은 2017년 9월 진행된 신인 2차 지명에서 우수한 자원이 많다는 평가 속에서도 전체 9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 6월 1군에 올라와 60경기에서 마스크를 쓰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타격(타율 0.160)이 조금 아쉬웠지만 수비에서만큼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을 보이며 경쟁하던 형님들에 한발 앞서가고 있었다.

하지만 김형준의 주전 안방마님 꿈은 몇 년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에 이어 외국인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까지 왔기 때문. 시즌 후반기에는 경찰야구단에서 활약 중인 NC ‘원조 안방마님’ 김태군(30)까지 복귀한다. 김형준도 “기회가 줄어들지 모른다는 생각에 (영입 소식들이)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역으로 생각해보면 올해 내게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한 대단한 선생님 세 명이 생기는 거다. 형들의 장점만 배운다면 아직 어린 내게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약관(弱冠)에 불과한 김형준은 여전히 NC의 미래다. 지난해 12월 11일 양의지 영입이 발표된 직후 동아스포츠대상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동욱 NC 감독은 포수 자원 중 김형준을 3번 언급하며 ‘미래’임을 강조했다. 김형준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사실 벌써부터 스프링캠프가 기다려진다. 형님들에게 열심히 배우겠다”며 각오를 다지는 김형준의 눈에는 걱정보단 기대감이 비쳤다.

창원=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