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 하자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 News1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승리는 챙겼다. 그로 인해 승점 3점을 추가했고 최종 3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토너먼트 진출도 확정했으니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 하지만 얻은 것은 승점 3점뿐이다. 지난 새벽 축구 팬들을 답답하게 했던 키르기스스탄전은 잃은 것이 많았던 경기다. 냉정한 정비가 필요해 보이는 벤투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리미트(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2연승에 성공한 한국은 중국과의 3차전을 치르기 전에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결코 웃을 수 없는 내용이 나왔다.
대다수가 상대의 밀집수비가 예상했으나 키르기스스탄은 정상적으로, 오히려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이에 대비하지 못했던 선수들은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는 듯 당황했다. 그 당황은 실수로 이어졌다. 볼 컨트롤이 되지 않았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패스를 보내지 못했다. 패스 연결이 부정확하니 준비했던 전술이 나올 수 없었다.
이겼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점수를 줄 수 없었던 경기다. 키르기스스탄이 준비를 잘한 영향도 있으나 그것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스스로 너무 못한 탓이다.
필리핀과의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1-0 신승에 그친 한국은 중간순위 2위에 머물고 있다. 1위는 키르기스스탄을 2-1, 필리핀을 3-0으로 꺾은 중국으로 골득실(+4)에서 한국(+2)에 앞선다. 이 배경이 3차전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 오는 16일 중국과 3차전을 갖는다. 16강은 확정됐으나 조 1위 자리가 걸린 중요한 승부다. 토너먼트 첫 판에 수월한 팀을 만나기 위해, 전체적인 스케줄에서 가시밭길을 피하기 위해 1위로 16강에 나서는 게 중요한데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중국은 비기기만 해도 1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앞선다고는 하지만 승리를 장담키 어렵다. 손쉬운 승점 사냥감으로 여긴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에게도 고전했는데 중국을 잡는다는 보장 없다.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는 홀가분하게 또 자신감 있게 붙어보자는 판이 깔렸다. 상대의 기는 살리고 스스로는 위축됐다.
손흥민은 14일 UAE 땅을 밟는다. 중국전을 이틀 앞두고 합류한다. 토트넘을 떠나기 직전까지 강행군이 이어졌고 장시간 비행에 시차와 환경 적응 등을 생각한다면 중국전은 쉬어가는 게 여러모로 좋다. 하지만 경기 초반 승기를 잡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꺼내들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
부상으로 2차전에 빠진 기성용도 마찬가지다. 1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기성용은 생각보다 빠르게 호전되고는 있으나 시간이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완전히 회복된 몸으로 토너먼트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좋다. 하지만 마찬가지, 중국전이 꼬인다면 무리할 수도 있다.
핵심자원 중 하나인 오른쪽 풀백 이용이 경고 누적으로 3차전에 나올 수 없다는 것까지 키르기스스탄전은 잃은 것이 많았다. 중국전을 앞두고 머리가 복잡해질 벤투 감독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