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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워라밸 점수는요? 최태원 “꽝인데… 저처럼 일하라면 꼰대”

입력 | 2019-01-14 03:00:00

직원들과 ‘100번의 행복토크’ 시작
300여명과 90분간 즉석 응답… 崔회장, 화려한 양말 신고와
“행복하려면 스스로 변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행복토크’에서 직원들과 자유롭게 토론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이노베이션 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직원들과 ‘행복토크’ 시간을 가졌다. 앞서 최 회장은 2일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구성원의 행복을 키우기 위해선 리더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꼰대는 되지 말아야 한다”며 올해 직원들과의 ‘100번의 행복토크’를 약속했다.

이날 행사는 구성원들이 모바일 앱을 통해 즉석에서 질문을 올리면 최 회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됐다. 점심시간에 진행돼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이노베이션 등 서린사옥 내 직원 3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참여도가 높았다. 임원들도 자리가 부족해 계단이나 바닥에 앉아 김밥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토론에 참여했다.

최 회장은 한 직원이 “회장님의 워라밸 점수는 몇 점인가요”라고 묻자 “제 점수는 꽝입니다. 60점 정도 될까요.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까지 그렇게 일하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면 꼰대죠”라고 답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아이 셋을 둔 남성 직원의 “남성 육아휴직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은 뭔가요”라는 질문에는 “여러분, 애 셋 아빠에게 일단 박수! 육아와 일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좋은 ‘상품’을 함께 고민해 만들어 봅시다”라고 답했다.

SK는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사회적 가치가 원활하게 창출될 수 있고, 어려운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도 최 회장이 구성원들과 직접 만나 구체적 실천 과제를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최 회장은 “직장생활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조직·제도·사람을 바꾸고 새롭게 한다고 긍정적 변화가 한번에 생기지 않는다”며 “긍정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고 조그마한 해결 방안부터라도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무 현장에서 생기는 불편과 애로, 각자가 느끼는 불합리는 대화와 소통, 제3의 대안을 찾는 방식으로 간극을 줄여야 한다”며 “이런 솔루션은 구성원 스스로도 함께 고민하고 디자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본인이 신고 온 화려한 색상의 양말을 보이며 “이렇게 양말 하나만 변화를 줘도 주변에서 뭐라 할 수는 있겠으나, 본인 스스로 행복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