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어제 올들어 첫 초미세먼지(PM2.5) 비상저감조치가 발동됐다. 오늘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예보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토요일 m³당 69μg, 일요일에는 ‘매우 나쁨’ 기준인 76μg을 넘어섰고, 서울 일부 지역은 100μg 이상이었다. 전국을 뒤덮은 뿌연 미세먼지 속에서 상당수 시민들은 모처럼의 휴일에도 바깥활동을 포기해야 했다.
미세먼지 오염은 갈수록 계절도 따로 없이 연중 한국인의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초미세먼지가 ‘나쁨’(m³당 36μg) 기준을 넘어선 날이 67일이나 됐다. ‘매우 나쁨’ 기준을 넘은 날도 4일이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미세먼지 사태의 원인조차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경유차, 화력발전소, 공사장 분진 등등 다양한 ‘오염 출처’의 비중이 정교하게 규명되어야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한데 정부와 지자체, 학계의 의견이 그때그때 다르기 일쑤다. 지난해 말 중국 환경부가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다”고 주장했을 때 한국 정부는 별다른 대응을 못 한 것도 발생원인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일상에서 미세먼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조차 제대로 안내되지 않아 시민들은 마스크와 외출 자제 이외엔 뾰족한 방법 없이 연중 미세먼지를 감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