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기획 기업이 도시의 미래다]<8>디스플레이 메카로 변신한 아산
기업도시로 뜨고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전경. 삼성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2개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2개를 가동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TV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 쓰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1995년 산업단지로 지정될 당시만 해도 이곳은 시골 포도밭이었다. 2004년 삼성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이 들어오고 2011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이 완공되면서 ‘디스플레이 메카’로 탈바꿈했다. LCD 생산라인 중 하나인 8라인은 단일 라인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커 삼성 LCD 사업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2011년 하반기에 완공된 두 번째 OLED 라인은 축구장 57개를 붙인 크기로 평평한 OLED와 휘거나 굽는 플렉시블 제품도 함께 생산한다. 삼성전자의 TV와 노트북,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대부분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5%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3년 매출 29조8000억 원, 영업이익 3조 원 규모에서 2017년 연매출 34조5000억 원, 영업이익 5조4000억 원으로 각각 늘어나는 등 매출과 영업이익이 해마다 증가 추세다. 이 회사의 국내 전체 직원 2만4000여 명 가운데 1만7000여 명이 아산에서 근무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의 1, 2차 협력사도 130여 개에 달해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
아산시 인구는 2017년 11월 기준으로 32만9887명을 돌파했다. 1999년 18만618명이었던 데 비하면 18년 동안 인구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조국환 아산시 기업경제과장은 “거주지를 이곳으로 옮기지 않고 일하는 인구까지 합하면 상주인구는 40만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방재정 형편도 크게 좋아졌다. 1999년 646억 원에서 2005년 1098억 원, 2017년에는 3760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2017년 아산시 세수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시에 납부한 세수는 672억 원 규모로 17.9%를 차지한다. 재정자립도는 충남 지자체 가운데 1위이다.
아산시도 지역기업으로 자리 잡은 삼성디스플레이의 고충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시티 산업단지 조성을 돕기 위해 삼성지원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신속한 인허가 처리 등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의 물류속도 개선과 출퇴근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왕복 6차로인 이순신대로도 개통했다. 한규창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천안단지총괄 그룹장은 “기업의 고용창출을 위한 노력,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 주민들의 응원 등 삼박자가 고루 맞아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도 늘고 충남 아산시의 대표 관광지가 된 ‘지중해마을’.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 생기면서 원래 살던 주민들이 이주해 만든 곳으로 지중해와 맞닿은 그리스 도서 지역 도시와 비슷해 지중해마을로 불린다. 아산=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삼성디스플레이가 지역 사회에 밀착해 주민과 호흡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삼성 계열사와 함께 세운 자율형사립고인 충남삼성고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자녀의 안정적인 교육 환경을 위해 설립했지만 충남 지역 전체로 등용문을 넓혀 지역 명문고로 자리 잡았다.
아산=배석준 eulius@donga.com / 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