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유망주였던 신유용 씨(24)가 고등학생 시절 자신을 가르치던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14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5세 때 유도를 시작한 신유용 씨는 전북 고창군 영선중학교에서 A 코치를 만나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1년부터 약 20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영선고등학교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힐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던 신유용 씨는 운동이 조금만 미진하면 A 코치로부터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맞았다.
A 코치는 신유용 씨에게 고3 선배의 성적을 위해 2~3차례 져주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신유용 씨는 고1이던 2011년 여름, 코치의 숙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코치는 신유용 씨에게 “너 막 메달을 따기 시작했는데 이거 누군가한테 말하면 너랑 나는 유도계에서 끝이다. 우리 한국 떠야 해. 한강 가야 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A 코치는 2011년 12월 열린 유도 대회에서 신유용 씨가 컨디션 난조로 3위에 그치자 임신테스트를 해보라고 한 뒤 다음달인 2012년 1월 고창에 있는 한 산부인과로 데려가 초음파 검사를 받도록 하기도 했다.
신유용 씨는 2015년 서울로 올라오면서 A 코치의 성관계 요구 문자에 답을 하지 않아도 됐다고 한다. 그가 더는 집앞으로 찾아오지 못 했기 때문. 그러다 지난해 3월 A 코치는 갑자기 신 씨에게 연락을 해왔다. 유도계에 있던 A 코치의 아내가 지인에게 신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했기 때문.
A 코치는 소셜미디어 메신저를 통해 신유용 씨에게 “선생님이 부탁할게. 가진 거 지금 50만 원이 있는데 이거라도 보내줄게. 받고 마음 풀고 그렇게 해주면 안 되겠니. (아내에게는) 그냥 무조건 아니라고 해라. 아니라고 하기만 하면 돼”라고 말했다.
신유용 씨는 A 코치가 진정 어린 사과 대신 돈으로 회유하는 모습을 보고 고소하기로 결심했다. 고소장을 쓸 때 A 코치는 신 씨에게 다시 500만 원을 주면서 사죄하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다.
신유용 씨의 주장에 대해 A 코치는 한겨레에 “사귀었다가 헤어지고 다시 사귀고 그런 관계였다”면서 “(나중에도) 명절에 전화도 하고 돌잔치도 놀러 오고 그랬다. (성폭행이었으면) 이게 가능하겠냐”고 주장했다.
500만 원을 추가로 전달하려고 한 것에 대해선 “(성폭행으로) 고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변호사를 찾아갔더니 (화를) 풀어주고 고소를 안 하게 하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그래서 500만원 주고 마무리하려 한 것이지 성폭행을 무마하려고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유용 씨는 현재 운동을 그만 뒀다고 한다. 그는 심석희의 미투를 보고 용기를 내기로 A 코치의 성폭행을 언론에 폭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