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해 인근 진흙서 음성녹음장치 발견” “실속방지시스템 오작동으로 조종상 문제 발생”
탑승자 189명이 전원 사망한 인도네시아 저가항공 라이온에어(Lionair) 여객기의 두 번재 블랙박스 음성녹음장치(CVR)가 사고 2개월여 만에 발견됐다. CVR 분석을 통해 미궁에 빠진 추락사고의 원인이 규명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하료 사트미코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 부위원장은 “오전 9시쯤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를 찾았다”며 “아직 위치 정보는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궁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해군 대변인은 “며칠 동안 녹음기에서 오는 약한 신호가 감지됐다”며 “해군 잠수사들이 자카르타 근해 수심 30m 지역에서 약 8m 깊이 진흙에 묻혀 있는 CVR을 발견해 회수했다”고 말했다.
비행기록장치(FDR)와 함께 항공기의 블랙박스를 구성하는 CVR은 사고원인 규명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FDR은 추락 3일 후인 11월1일 자바해 바닥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
블랙박스가 모두 발견되면서 이번 사고를 둘러싼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추락한 항공기는 항공사 측이 도입한 지 불과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새 비행기인데다, 사고기를 조종한 기장과 부기장 모두 비행시간이 5000~6000시간에 달하는 베테랑으로 알려져 의혹이 더 커졌다.
앞서 KNKT가 발표한 예비보고서는 항공사의 정비 및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보잉의 실속방지시스템(anti-stall system), 최근 교체된 센서를 언급했을 뿐 추락의 결정적인 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기는 실속방지시스템이 오작동해 기내 컴퓨터가 반복적으로 기수를 내리는 바람에 조종상 문제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종간을 강하게 잡아당기면 실속 방지 장치가 꺼지는 기존 모델과 달리 새 기종에서는 항공기 자세제어 장치를 수동으로 꺼야 하는데 기종전환 훈련 과정에서 기능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