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혜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최근 유가 반등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미경제학회와 이코노믹 클럽에서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이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인하하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철도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쏟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갈등이 소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높아졌다. 이는 위험자산 선호를 높이고 석유 수요 둔화 우려를 완화시키면서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공급 측면도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감산 합의에 참여한 주요 산유국들이 강한 유가 부양 의지를 보였다. 미국 주간 원유 재고도 감소세를 보였다.
향후 석유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감산이 잘 이행되는지와 미국의 원유 생산 및 재고 증가 여부다. 통상 1월부터 미국 원유 재고는 증가세를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초에는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원유 생산이 지연되면서 오히려 재고가 감소해 유가가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미 원유 수출 물량을 조절하고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될 경우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석유 수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경제에 대한 시장의 비관적인 시각이 줄어들면 국제 유가가 의미 있는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혜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