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본격 침체기 신호탄 주목
○ ‘대장주’ 아파트 2012년 이후 최대 폭 하락
1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 기관에서 매달 집계하는 KB 선도아파트 50지수가 지난달 전월 대비 0.71% 떨어졌다. 월별로는 7월(―0.15%) 이후 5개월 만의 하락이다. 하락 폭은 2012년 9월에 1.24% 떨어진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선도아파트 50지수에는 국내 주요 아파트가 대부분 포함된다. 2018년 기준 서울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압구정동 신현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등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 위주로 45개 단지가 포함됐다. 서울 외에 부산 경기 각각 2곳, 대구 1곳이 선도아파트로 꼽혔다.
이들 랜드마크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9월 초 20억5000만 원까지 치솟았던 대치동 은마(전용면적 84m²)는 지난해 12월 17억 원에 거래된 물건이 나왔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역시 9월 18억 원을 웃돌던 전용 84m² 매매가가 12월엔 16억 원대로 떨어졌다. 인근 J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새해 들어 거래가 더욱 줄면서 15억 원대 초반의 매물이 나온 상태”라고 전했다.
○ 가격 떨어지는 ‘똘똘한 한 채’
선도아파트 50곳의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은 앞으로 국내 주택시장이 본격 침체에 진입하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국내 주택시장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었던 이른바 ‘똘똘한 한 채’가 이제 효력을 잃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선도아파트 50곳의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22.36%로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상승률(12.30%)보다 크게 높았다. 지난해 9월에는 50곳 평균 가격이 한 달 만에 5.43% 오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주요 선도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에 정부 규제를 앞두고 반짝 하락한 뒤 다시 올랐던 것과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집값 대세 하락기에도 실거래가 일어나기 때문에 이들 단지를 위주로 집값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