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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 뛸 준비됐다”… ‘손’ 없는 날은 잊어라

입력 | 2019-01-15 03:00:00

손흥민, 드디어 아시안컵 합류
“더 높은 곳으로… 목표는 우승”
득점력 빈곤 벤투호에 천군만마, 상대 밀집수비땐 중거리포 위협




14일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 참가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아시안컵은 내 축구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대회다. 목표는 우승이다”고 말했다. 아부다비=뉴스1

아시아 최고 축구 스타 손흥민(26·토트넘)이 1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공항에 도착하자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한국 대표팀과 토트넘 유니폼을 가져온 팬들은 손흥민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2019 UAE 아시안컵 조직위는 트위터에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뒤늦게 합류했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올리며 반겼다.

손흥민이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에 합류했다. 4년 전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굵은 눈물을 흘렸던 그는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다짐이다.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중요한 타이밍에 합류했다.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소속인 손흥민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0-1 토트넘 패)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비행기에 올랐다. 두바이에 도착한 그는 차량으로 대표팀이 훈련 중인 아부다비로 이동했다.

손흥민은 16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과 토너먼트를 앞둔 대표팀의 공격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모두 1-0으로 승리한 대표팀이지만 공격력은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매 경기 70% 이상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1골씩을 넣는 데 그치면서 실속 없는 경기를 펼쳤다. 손흥민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는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역습하는 전술로 독일을 꺾었다. 지금은 상대가 월드컵 때의 우리처럼 수비를 하기 때문에 골을 넣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마무리하면 좀 더 쉬운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스포츠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대표팀의 ‘어태킹 서드’(경기장을 3등분했을 때 상대 수비 지역이자 우리 팀의 공격 지역) 패스 성공률은 73%였지만 페널티 에어리어에서는 46.9%로 떨어졌다. 상대 문전에 접근할수록 공격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슈팅 능력이 탁월한 손흥민은 한국의 골 결정력을 높여 줄 수 있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12골을 넣은 그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는 동료와의 2 대 1 패스와 돌파로 득점했다. 비주얼스포츠 관계자는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공격수 황의조에게 공격 비중이 몰리다 보니 상대가 패스를 차단하기 쉬웠다. 손흥민이 합류하면 수비를 분산시켜 대표팀이 공격을 전개할 공간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 밀집 수비가 흐트러지지 않을 경우에는 손흥민이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의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할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레스터시티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약 22m)으로 골맛을 봤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페널티박스 좌우측 45도 부근에서 하루에 각각 200번이 넘는 슈팅 훈련을 반복하면서 슈팅 감각을 키운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빠르면 C조 1위가 결정되는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투입될 수 있다. 한국은 조 1위를 해야 8강에서 D조 1위가 유력한 난적 이란을 피할 수 있다. 변수는 손흥민의 체력.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지난해 12월 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44일 동안 13경기를 소화했다. 손흥민은 “3일 간격으로 경기를 뛰어 피곤하다. 회복에 중점을 두겠지만 선수라면 언제든 경기를 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