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조서 열람이어 세번째 檢출석… 檢, 통진당 재판개입 의혹 등 추궁 박병대-고영한 영장 재청구 고심
재판 개입 및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을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에 출석한 건 11일 1차 소환 조사와 진술 조서 열람을 위한 12일 출석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4일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9시까지 11시간 반 동안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등의 지위확인 행정소송 재판 개입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및 동향 수집 △공보관실 운영비 유용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조사에서도 1차 조사와 마찬가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무진이 한 일이어서 알지 못한다”며 의혹 연루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에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 및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구속하지 않을 경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특별수사팀 내부에선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 청구서 초안을 작성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박병대(62), 고영한 전 대법관(64)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고심 중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전면 부인이 두 전직 대법관의 혐의 입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나는 모른다”고 진술한 게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한 두 전직 대법관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수감 중)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