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4개월여 만에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 3명을 추천한 가운데, 여야 4당은 추천 인사의 면면을 놓고 전날에 이어 15일 비판의 목소리를 일제히 쏟아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선정한 진상조사위원들은 반성 없는 보수, 부끄러운 민낯 그 자체”라며 “이런 사람들을 내놓으려고 구성을 4개월이나 미뤄온 것인지 묻고 싶다”고 개탄했다.
앞서 한국당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사, 차기환 전 수원지방법원 판사 등에 대한 위원 추천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상규명 방해를 위해 ‘침대축구’할 요량이 아니면 3인 추천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면서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는 사람을 추천할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추천권을 반납하라”고도 했다.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도 회의에서 “어느 누구는 차라리 지만원씨가 나은 거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며 “극우편향적인 사람들로 진상규명을 하자는 건지 아니면 진상규명을 방해하자는 건지 속내가 낱낱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재정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랜 기다림의 끝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었다”며 “권태오, 이동욱, 차기환 이 세 사람은 5·18 진상조사위원으로서는 하나같이 부적격 인물이다. 안 하니만 못한 추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도 한국당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어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후 최종 결론난다”면서 “청와대는 추천위원 검증을 조속히 진행해야 하며, 자격요건을 엄중히 따져 (조사위원을)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5·18에 대한 진상규명은 이념의 문제도, 당파의 문제도 아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자행한 국가 폭력의 진실을 밝히는 문제”라며 “문제는 진상조사위원 추천을 놓고 드러낸 한국당의 음험한 속내”라고 질타했다.
그는 “한마디로 어떻게든 광주의 진실을 묻고 진상규명을 파투 내겠다는 노골적 표현과 진배없다”며 “진정 5·18에 대한 일말의 진상규명 의지라도 있다면 스스로 진상조사위 자격을 반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한국당에는 사람이 없다. 최소한의 상식과 인간성, 정의감만 가져도 충분한데 인간의 기초 덕목을 갖춘 3인이 없어 4개월간 추천하지 못한 것”이라며 “민주주의에 걸맞지 않은 정당임을 시인하고 이쯤에서 해산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