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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특급’ 요스바니는 시즌 초 맹활약으로 OK저축은행의 돌풍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슬럼프에 빠졌다. 이를 두고 ‘가족이 고국으로 돌아간 탓’, ‘양 무릎 부상이 점차 심해져서’, ‘리시브 부담으로 인한 체력 저하’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됐다.
대개 ‘주포’ 아포짓 스트라이커(라이트)는 서브 리시브에 가담하지 않는 편이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가 수비 부담을 가져가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하지만 요스바니는 공격과 리시브 모두 적극적으로 나선다. 공격 점유율 43.98%를 기록하면서 리시브 점유율이 34.89%에 달한다.
OK저축은행은 한 때 5연패를 당하며 하위권까지 떨어졌으나 14일 대한항공전에서 최근 2연승에 성공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요스바니를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공격과 수비는 맞물린 톱니바퀴다. 둘 중 하나가 삐걱거리면 나머지가 영향을 받는다. 김세진 감독은 대한항공전 승리 후 “요스바니가 멘탈이 강한 편은 아니다. 리시브가 흔들리면 공격도 무너지며 경기가 안 풀린다”며 “감독으로서는 고마우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리시브 비중을 덜어주고 싶은데 ‘내 리듬이다. 믿어 달라’고 하니 어쩔 수 없다. 한 점이 절실할 때는 최대한 리시브 라인에서 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요스바니가 리시브를 자청하는 이유는 책임감이다. “공격수도 수비에 어느 정도는 기여해야 한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수비에 전념하는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 요스바니의 철학이다.
양 쪽 무릎 통증은 훈련랑을 줄이며 최소화하고 있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요스바니를 위해 2월 중 다시 가족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요스바니의 ‘흥’을 끌어올리기에 가족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김세진 감독은 흥에 좌우되는 요스바니와 시즌 내내 ‘밀당’ 중이다. 대한항공전이 대표적이다. 요스바니는 이날 1세트 1득점에 그쳤다. 자신감이 떨어지며 다시 땅굴 속으로 들어가려던 상황, 김세진 감독은 손가락을 양쪽 입술 끝에 대고 올리며 ‘웃어라’는 시그널을 요스바니에게 보냈다. 요스바니는 활짝 웃으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2세트부터 35득점을 올리며 김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이들은 목표인 봄 배구까지 기분 좋은 밀당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