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체온에서 나오는 열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패치형 열전소자를 개발했다. 주기적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필요 없이 체온만으로 24시간 구동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를 조만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피부에 붙여 체온으로 2~3㎽(밀리와트) 수준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가로 5㎝, 세로 11㎝ 크기의 패치형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패치로 ‘ETRI’라고 쓰인 소형 발광다이오드(LED)를 작동하는 데도 성공했다.
기존에도 비슷한 기술이 개발된 적이 있지만 연구진은 출력을 기존보다 50% 높인 ㎠당 0.035㎽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해 실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승언 ETRI 정보통신기술(ICT)소재연구그룹장은 “패치형 열전소자가 생산하는 2~3㎽의 전력은 인체의 체온과 맥박 등을 잴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구동하고 블루투스 같은 무선통신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열전소자는 향후 영·유아나 노인, 환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물론이고 신체에 밀착해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르면 2~3년 내로 열전소자를 여러 서비스에 접목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 그룹장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웨어러블 기기 회사와 합작해 충전이 필요 없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고 기술 이전을 통해 상용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세계적으로도 체온을 활용한 열전소자를 상용화한 사례는 없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기자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