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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피복 노조’ 활동에 불법 구금…이소선 여사 국가배상 인정

입력 | 2019-01-15 19:21:00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가 청계피복 노동조합 활동 중 불법 구금된데 대한 정신적 손해를 국가로부터 뒤늦게 배상을 받게 됐다. 2015년 대법원이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없다고 내린 판단이 4년 만에 뒤집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김행순 부장판사)는 15일 이 여사와 청계피복 노동조합원 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이 씨 유족 3명에게 각 1000만 원, 조합원 2명에게 각 3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이 여사 등은 “1970년대 민주화운동의 구심점이 된 청계피복 노동조합에 대해 국가가 영장도 없이 조합원들을 불법 구금했다”며 2010년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여사는 1심 판결이 나오기 약 2개월 전인 2011년 9월 별세했다.

2011년 1심 재판부는 “이 여사 등이 국가의 노동기본권과 신체의 자유 침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다음해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5년 대법원은 이들이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이미 받았기 때문에 별도의 위자료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이미 보상을 받았어도 정신적 손해에 대해 국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상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 배상 청구마저 금지하는 것은 민주화운동보상법의 입법 목적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헌재의 결정에 따라 대법원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소송에 대해 헌재 결정이 효력을 미친다”고 밝혔다.

김예지기자 ye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