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VR 기술 발달로 경계 모호… 국경-인종-언어 등 구분 무의미 10년후 70억 인구 초연결사회… 인간만의 경쟁력 고민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들이 고도화되는 단계에 접어들면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없어지는 마법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의 발달로 가상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곧 가상이 된다. 이럴 때 인간만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65호(2019년 1월 15일자)에 실린 글을 요약한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가 사라지는 이러한 현상을 2500년 전에 이미 내다본 사람이 있다. 바로 장자다. 지난밤 꿈에 장주(장자)는 나비가 됐다.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이리저리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장주는 자신이 장주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 꿈에서 깬 후 비로소 자신이 나비가 아니고 장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주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됐을 때는 내가 나인지 몰랐는데 꿈에서 깨어 보니 분명 나였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세상도 구분과 경계가 없는 세상이다. 기술의 진보가 충분히 이뤄지면 가상과 현실이 하나로 통합될 뿐 아니라 동양과 서양, 시간과 공간, 장애와 비장애 따위의 구분이 사라지게 된다. 2016년 현재 30억 인구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만 앞으로 10여 년만 더 지나면 70억 인구 전체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 세계의 존재들과 어우러져 살아갈 시대에 인간은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다.
박영규 인문학자 chamnet21@hanmail.net
정리=최한나 기자 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