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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폐기물과의 전쟁… 경기도, 66만t 치운다

입력 | 2019-01-16 03:00:00

道, 근절 종합대책 수립
폐기물 방치 사업장 적극 고발하고 업주 못찾을땐 지자체가 우선 처리
나중에 책임 묻고 비용 청구하기로… 우수 시군엔 인센티브 제공도




경기 화성시 세곡리 야산에 쌓인 1200t 분량의 불법 폐기물. 경기 지역 16개 시군에 이 같은 폐기물이 66만2438t이나 방치돼 있다. 화성시 제공

14일 오전 경기 화성시 봉담읍 세곡리 야산. 석산을 개발하고 나온 1200t가량의 플라스틱 원료와 혼합폐기물, 폐(廢)아스콘이 버려져 방치돼 있었다. 공사현장처럼 높이 3m 정도의 철제 펜스를 폐기물 주위에 쳐놓고 입구는 닫아놨지만 폐기물 쓰레기에서 풍기는 악취를 숨기지는 못했다. 이 폐기물 쓰레기가 빗물과 뒤섞여 만들어낸 침출수는 더욱 심각하다. 세곡리 주민의 농업용수와 식수(지하수)로 스며들어 오염시키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이곳에서 약 800m 떨어진 곳에 세곡리 주민 236명, 109가구가 살고 있다.

화성시는 지난해 3월 관내에서 불법으로 버려진 사업장폐기물이 쌓인 현장을 확인하고 지금까지 수사당국에 4차례 고발했다. 폐기물 처리에 시간이 걸릴 것을 대비해 국비를 받아 행정대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폐기물을 법에 따라 적정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다시 고발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사업자가 행방불명 상태인 세곡리 폐기물은 일단 처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화성뿐만이 아니라 경기지역 전역에 걸쳐 각종 폐기물 쓰레기가 불법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기지역에 불법 폐기물이 방치된 장소는 16개 시군에 61곳(총중량 66만2438t)이다.

폐기물이 무단 방치된 장소를 보면 포천이 15곳(2만7684t)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성 13곳(22만5886t), 양주 8곳(4만8570t), 파주 4곳(2만5300t) 순이었다. 의정부는 1곳에 불과했지만 폐기물 양이 26만749t이나 돼 전체의 3분의 1을 넘었다.

도는 시군의 관리·감독 소홀과 행정력의 한계, 관리방안 부실, 소극적인 행정대집행 결단 등으로 불법 방치 폐기물이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불법 방치 폐기물은 건축물을 철거할 때 발생한 폐기물이거나 문을 닫은 사업장의 미처리 폐기물, 그리고 생활폐기물 등이다. 이 폐기물들은 일차적으로 사업주 등 폐기물을 만들어낸 책임이 있는 사람이, 이차적으로는 토지 소유주가 처리하게 돼 있다. 사업주를 찾지 못하거나 토지 소유주가 능력이 없으면 지자체가 행정대집행을 통해 처리하게 된다.

도는 이처럼 방치되는 폐기물로 인해 환경오염과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고 보고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불법·방치폐기물 근절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필리핀에 수출했던 폐기물 쓰레기가 현지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다시 돌아오는 국제적 망신을 당한 일도 영향을 미쳤다.

도는 시군과 함께 폐기물을 방치할 우려가 있는 사업장을 집중 점검하고 폐기물을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대한건설협회, 한국보전협회, 한국폐기물협회 등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 활동도 펼치기로 했다. 또 폐기물 방치 사업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더 적극 실시하며 시군 종합평가에 ‘폐기물 관리 개선’ 지표를 신설해 우수한 성과를 낸 시군에는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종합대책을 통해 불법으로 폐기물을 버리는 행위를 막아 도민들이 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