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와 함께 음반 작업… SNS용 영상과 캐릭터 상품 제작 “10대-해외팬들에게 좋은 반응”
듀오 옥상달빛의 연말 공연장 뒷벽에 등장한 멤버들의 캐릭터.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지난해 말 서울 마포구 서강대 메리홀 로비에는 어른 키만큼 큰 딸기상(像)이 들어섰다. ‘김딸기’라는 이름의 이 마스코트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인증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기 위해서다. 듀오 옥상달빛의 연말 공연이 열리는 장소에 소속사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매스사)가 세워놓은 김딸기는 매스사의 마스코트다.
서울 홍익대 인근 지하 라이브 클럽과 입소문 인기로 대표되던 국내 인디 음악 시장이 주류 케이팝에 비견할 스타 마케팅과 관련 상품 제작, 소셜미디어 활용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케이팝과 케이인디(K-Indie)의 경계에 균열이 가고 있다.
독특한 감성을 원하는 케이팝이 인디에 손을 내미는 경우는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앨범에 정바비(밴드 ‘줄리아하트’ ‘가을방학’), 윤기타 같은 인디 싱어송라이터가 참여했다. 선우정아는 아이유와 함께 노래한 싱글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국내 인디 음악가의 유튜브 영상에 해외 케이팝 팬들이 댓글을 달고 팔로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SNS 시대가 만든 새 풍경이다.
선우정아 치즈 소수빈 등 가수의 로고나 사진을 활용한 노트, 열쇠고리, 접착테이프, 포토카드도 공연장에서 많이 팔린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인디 싱어송라이터 오왠도 지난 연말 공연에 오왠 로고와 관련 상품을 선보였다. 크리스마스카드를 연상시키는 오왠 로고 엽서 4종 세트가 인기를 얻었다. 소속사 DH플레이엔터테인먼트의 구자영 대표는 “인디 쪽에서도 로고 디자인과 관련 상품 제작은 필수 요소가 됐다”며 “아티스트의 정체성과 팬덤을 유지하는 데 음악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했다. 매년 열리는 음반 장터 ‘서울레코드페어’는 올가을 행사에 새로운 캐릭터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고심 중이다. 공동 기획자인 김영혁 김밥레코즈 대표는 “10, 20대는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장에서도 음반보다 티셔츠와 가방 등 기념품을 사는 것을 선호한다. 음반 대신 ‘서울레코드페어’ 고양이 캐릭터가 인쇄된 상품만 사러 오는 음악 팬들도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