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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외교 공들이는 김정은… 올해 ‘스트롱맨 4’ 모두 만날수도

입력 | 2019-01-16 03:00:00

비핵화-경제발전 ‘우군 확보’ 행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들어 부쩍 주변 4강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러시아와 한층 밀착하고 앙숙인 일본과의 대화도 배제하지 않는 ‘팔색조 외교전’을 전방위로 전개하고 있는 것. 신년사에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김 위원장이 올 상반기 광폭 행보를 펼치며 미중러일 등 ‘4강 스트롱맨’을 한 해에 모두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가 북핵 외교에만 다걸기하며 정작 이를 실질적으로 추동할 4강 외교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은 8일 북-중 정상회담으로 새해 4강 외교의 포문을 열더니 이번엔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북-중 정상회담을 전후한 7일과 11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대사를 연속으로 만나 방중 의도와 결과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러시아를 담당할 새 관료를 임명했다. 지난해 11월 임천일 국장이 부상으로 승진한 뒤 공석이던 외무성 제1유럽국장에 강성호를 임명했다고 NK뉴스가 전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양국이 지난 수년간의 제재로 영향 받은 경제 관계를 신장시키는 데 계속해서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경제 공조 기대감을 강조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첫 러시아 방문도 무르익고 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기념행사가 열리는 5월을 포함해 올 상반기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 한반도 문제 담당 특임대사 올레크 부르미스트로프는 14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초청장을 (북한이 지난해) 접수했다.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여전히 의제로 남아 있다”고 확인했다.

이와 동시에 김 위원장은 이르면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을 가진 뒤 4월 15일 김일성 생일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평양에서 맞이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에만 중국, 미국, 러시아 정상을 잇달아 만나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은 과거사 처리 등을 놓고 일본과 공방을 이어가면서도 꾸준히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비핵화 협상에 따른 보상,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 분야에서 일본의 협조가 절대적인 만큼 과거와 미래 논의를 분리하는 ‘북한판 투트랙’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0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음에는 내가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 봐야 한다”며 평양에 러브콜을 보냈다. “베이징의 대사관 루트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의견) 교환을 하고 있지만, 협상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자세한 내용은 삼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북-미 양자 대화 속에서도 4강 외교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불확실한 비핵화 과정에서 외교적 선택지를 높이려는 노력이다. 평화협정 체결이란 본게임에 앞서 한반도 이해당사국과 안보, 경제의 공통점을 찾으려 한다는 풀이도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의 다자외교 노력이 바로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이라는 분석도 나올 정도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을 통해 비핵화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중국 러시아 등 다자논의를 통해서도 일부 비핵화와 경제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황인찬 hic@donga.com·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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