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딴 회사 제품이에요” 패치테스트 안내 전무
14일 서울 성동구의 A 헤나방 앞에 헤나의 효능을 설명하는 안내가 붙어 있다 ⓒ News1/
서울 성동구의 A 헤나방 점주의 설명이다. 지난 14~15일 이틀간 서울의 헤나방 세 곳을 방문해 취재했다. 방문한 업체 모두 헤나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약속이나 한 듯 ‘타사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 곳 모두 헤나 염색으로 흑피증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용한 브랜드 매장이었다. 실제 헤나 염색을 하기로 예약도 했지만 부작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패치테스트를 권하지도 않았다.
지난 14일 <뉴스1>이 헤나방을 이용한 후 피부가 검게 변하는 흑피증에 걸린 소비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 이후 ‘단속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었다.
점심을 약간 넘긴 시각 A 헤나방에는 손님 한 명이 헤나 염색을 받고 있었다. 매장 선반에는 고객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작은 상자들이 쌓여 있었다. 매장 점주는 예약이 꽉 차서 당장 염색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헤나방 앞에 헤나 효능을 설명하는 안내가 붙어 있다. ⓒ News1/
비용은 총 8만원으로 염색약(헤나)값 4만원과 시술비용 4만원을 따로 받았다. 회원가입을 했다는 가정하에 20% 할인을 적용한 가격이다. 회원가입을 하지 않을 경우 비용이 10만원 이상 든다고 설명했다. 회원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헤나 염색제를 한 박스(15만원) 사야 했다. 한 박스로는 3번 반 염색할 수 있다.
다음 날 아침에 헤나 염색을 하기로 예약을 했지만 매장에서는 패치테스트 등을 권하지 않았다. 벽에는 패치테스트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는 안내가 붙어있었다. 패치테스트는 24~48시간 전에 진행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울러 부작용 가능성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헤나는 사람 피부에 물이 전혀 들지(염색되지) 않고 오직 손톱, 발톱, 머리카락에만 물이 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점주는 100% 천연성분‘ 등의 문구가 강조된 소개 책자를 보여주며 “헤나는 두피에 좋다”며 “화학성분은 전혀 들지 않았다”고 홍보했다.
헤나 가루 자체만으로는 염색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화학성분이 추가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와는 상충하는 설명이었다.
점주는 염색약(헤나값) 3만원과 시술비용 3만원을 각각 따로 요구했다. 염색약값은 회원일 경우를 가정해 20% 할인한 가격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오후 3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C 헤나방에도 손님 한 명이 헤나 염색을 받고 있었다. C 헤나방은 A 헤나방과 B 헤나방과는 달리 각종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도 함께 판매했다.
헤나가 피부에 묻으면 지워지지 않는 경우가 없냐고 묻자 “다 지워진다”고 답했다. C 헤나방은 염색약값으로 3만원 요구했고 시술비용은 따로 없었다. 점주는 “우리 제품을 써보시라고 시술 비용은 받지 않고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 헤나방 역시 부작용을 안내하지 않았다. 벽면에 붙은 100% 천연성분’이라는 안내판을 보여주며 “화학성분을 사용하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헤나와 인디고, 각종 허브 등을 사용해 두피와 머릿결을 건강하게 한다”고만 설명했다.
미용사 자격증이 있냐고 묻자 “헤나 염색 이외에 커트 등 다른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미용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헤나방을 운영할 수 있다”며 “미용사 자격증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관계자는 “염색방도 미용사면허증이 있어야 운영할 수 있다”며 “미용사면허증이 없다면 분명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헤나방 업주들이 면허증 없이 암암리에 운영하고 있어도 그것까지 협회에서 관리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 헤나 브랜드 관계자는 “고객들이 팔 안쪽이나 귀밑에 테스트한 후 염색을 해야 하는데 테스트를 잘 안 하려 한다”면서 “다른 제품으로도 염색을 해오던 분들이 ‘천연이니까 더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반복적으로 사용하다가 문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