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격 입당을 놓고 친박계(親박근혜계) 의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친박계 중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던 의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반면 초재선 의원들은 대체로 황 전 총리의 입당을 반기는 모양새다.
황 전 총리 입당 하루 전인 지난 14일 차기 전당대회 출마의지가 있는 친박계 의원들은 비판과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을 환영한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수끼리 제대로 경쟁해보자”고 말했다.
신상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입당을 환영한다”면서도 “2·27 전당대회 출마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라고 적었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16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황 전 총리는 친박이 아니다”라며 “내부와의 인연도 없고 마지막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석연찮은 일도 많았다. 아마 본인이 무늬만 친박이라는 걸 아니 위치가 어정쩡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박계 중진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이유는 우선 황 전 총리의 높은 지지율 탓에 본인들의 전당대회 출마와 승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황 전 총리가 국무총리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친박 의원들과의 교류가 실제 없었고, 박 전 대통령 탄핵 등에 대해 침묵했던 점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즉 공헌한 것 없이 높은 지지율만 믿고 들어와 ‘무혈입성’을 하려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황 전 총리의 입당식에는 추경호, 민경욱 의원이 참석했다. 추 의원은 황교안 국무총리 당시 국무조정실장으로 일한 인연이 있다. 민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했다. 두 의원은 당일 황 전 총리의 입당을 누구보다 축하했다. 민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나 원내대표를 만나는 자리에 배석하기도 했다.
당 내에선 박근혜 정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한 윤상직 의원, 행정자치부 장관을 한 정종섭 의원,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을 한 유민봉 의원 등이 황 전 총리의 입당을 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상현 의원도 지난 14일 “황교안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은 좋은 변화”라며 환영했다.
윤상직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황 전 총리는 지금 보수우파 진영에서 대선 지지도 1위”라며 “이런 점을 잘 살려서 정권을 되찾아왔으면 하는 희망이 크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전당대회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도 “황 전 총리를 전면에서 지지하기보다는 후방에서 다른 전당대회 주자들을 비판하면서 돕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초재선을 중심으로 황 전 총리에 대한 환영과 기대가 큰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후 친박계가 구심점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직 이른 감은 있으나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된다면 당이 다시 한 번 친박계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희망도 나온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