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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교육청, 고교 배정 시스템 오류로 ‘대혼란’

입력 | 2019-01-17 03:00:00

특목고 합격자 일반고에 중복 배정, 6시간만에 재배정 결과 발표
이번엔 결과 달라진 195명 반발… 원하는 최초 학교에 배정키로




최교진 교육감(왼쪽에서 세 번째)을 포함해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시스템 오류로 고교 배정에서 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사과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시교육청이 시스템 오류로 고교 신입생 배정을 잘못하는 바람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시교육청은 올해 고교 입학 예정자 2775명에 대한 학교 배정 결과를 11일 오후 3시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 합격자 109명이 일반고(평준화 후기고)에도 중복 배정됐다. 시교육청은 특수목적고를 점차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국제고, 외국어고, 자사고에 지원했다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평준화 후기고에 다닐 수 있는 동시 지원 시스템을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알린 뒤 프로그램을 고쳐 6시간 만인 이날 오후 9시 재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청은 재배정 결과가 프로그램 오류가 없었다면 당초에 나왔을 배정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6시간 전 발표 때와 배정 결과가 달라진 학생 414명 가운데 195명 측이 반발했다. 대부분 처음 발표 때와 달리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된 경우들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시교육청은 대책회의를 열어 14∼16일 195명을 상대로 희망 신청을 받아 최초 배정된 학교를 원하면 그대로 배정해 주기로 하고 그 결과를 18일 발표하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당국의 잘못으로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요구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반발하면 수용한다는 바람직하지 못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몰리는 고교는 학급당 학생 수를 기존 25명에서 28명까지 늘리거나 학급 수를 증설하기로 했다. 학급당 학생 수는 사정에 따라 10%가량 늘려 편성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이런 구제책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정원 미달 학교는 내신 1등급 비율이 줄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학생들이 몰리는 학교는 학생 과밀로 교육환경이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세종시의 경우 예년에도 정원이 부족한 학교가 항상 발생해 전학생 등을 수용하는 2월의 추가 배정으로 정원 부족 문제를 해소해 왔다”며 “정원 미달로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