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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금쌀… 자연송이 된장… 설선물 ‘작은 사치’ 붐

입력 | 2019-01-17 03:00:00

유통가 ‘가심비’ 겨냥 상품 봇물
개성있는 선물 사려는 소비자 늘어
캐비아-푸아그라 세트 등 선봬… 특급호텔 타월-거위털 베개도 인기




설 명절 선물용으로 출시된 ‘맥 자연송이 된장’의 가격은 11만8000원이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국내산 자연송이를 넣은 된장, 유기농 금쌀, 특급호텔 수건….’ 설 명절을 앞두고 유통·호텔업계가 희소성과 차별화를 앞세운 고급스러운 상품이지만 가격은 조금 낮춘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개성 있고 가치 있는 선물을 건네고 싶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6일 유통·호텔업계에 따르면 올 설에는 중저가 한우·굴비 세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이색적인 프리미엄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고급스러움과 정성, 스토리 등을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이 주목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올 설 선물 판매 기간에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명인명촌’ 세트의 품목과 물량을 각각 20% 늘렸다. 지난해 설 선물 판매 기간 명인명촌의 판매가 전년 대비 17.6% 늘며 지난해 명인명촌 전체 신장률(6.5%)보다 2배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인명촌이 일반 식품 브랜드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비싸지만 한우 세트보단 저렴하고 팔도 명인의 스토리가 담겨 있어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명인명촌 누룩굴비’(10마리, 20만 원), ‘현대명품 유기농 금쌀 오곡 세트’(4kg, 13만 원) 등을 내놨다.

신세계백화점은 전통장류와 식품류에서 스몰 럭셔리 상품을 대거 준비했다. 1년 이상 발효한 맥 된장에 국내산 자연송이를 넣은 ‘맥 자연송이 된장’(11만8000원)이 대표적이다. 일반 전통장에 비해 2∼3배 비싸지만 지난해 추석 판매 기간에 100세트가 완판됐다. 캐비아, 푸아그라, 하몬, 프리미엄 치즈 등으로 구성한 ‘세계 진미 세트’(30만 원)도 마련했다.

특급호텔에서도 설을 겨냥한 스몰 럭셔리 마케팅이 치열하다. 럭셔리의 대표 주자인 특급호텔에서 설 선물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꾸준해서다. 호텔신라는 올해 처음으로 ‘청도 반건시 & 감 말랭이’(9만9000원)를 선보였고 ‘완도 전복장 스페셜’(9만9000원), ‘우곡주 에디션’(5만 원) 등을 준비했다. 롯데호텔은 객실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침구 브랜드 ‘헤온 베딩 패키지’를 설 선물로 내놨다. 거위털 베개(18만 원), 베드시트(6만5000∼8만5000원) 등이다. 신세계조선호텔에선 일반 타월보다 도톰하고 고급스러운 ‘조선호텔 타월 세트’(6만5000원부터)를 판매하고 있다.

스몰 럭셔리 선물의 인기에는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한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명절 선물에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아주 고급인 200만 원 이상의 한우·굴비 세트도 매년 준비한 수량이 평균 3일 내에 모두 팔릴 정도로 가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편”이라면서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점심식사보다 비싼 디저트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처럼 스몰 럭셔리를 경험하려는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