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총리의 굴욕… 17일 불신임 투표 15일(현지 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된 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오른쪽 앞줄)가 런던 하원 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영국 의회는 반대 432표, 찬성 202표라는 230표의 압도적 표 차로 메이 총리가 제출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야당인 노동당은 곧바로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고, 16일 오후 7시(한국 시간 17일 오전 4시)부터 이 투표가 실시된다. 런던=AP 뉴시스
투표 결과는 반대 432표, 찬성 202표로 반대표가 찬성표의 두 배를 웃도는 압도적인 부결이었다. 여당인 보수당 의원 314명 중 118명이 반대했다. 예상보다 큰 반대 소식에 영국과 유럽 전체가 대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230표 차 부결은 100년간 영국 정부가 주도한 법안 중 최대 표 차다. 1924년의 기존 최고치(166표 차)를 능가한다. 영국 의회가 국제조약 비준안을 부결시킨 것은 1864년 프로이센과의 범죄인 인도조약 부결 이후 처음이다. 영국 언론은 ‘메이 총리의 대굴욕’으로 평가했다.
브렉시트안 하원 투표 부결로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 발동(3월 29일)까지 EU와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졌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이 무질서하게 EU를 탈퇴할 위험성이 커졌다”고 했다. 다만 나탈리 루아조 프랑스 유럽문제담당장관은 16일 “영국이 요구하고 EU 회원국이 모두 동의하면 EU 탈퇴 시한 연기가 가능하다”며 파국을 피할 여지를 남겼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