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합의안 부결후 시나리오 메이, 강경파 달래기 ‘플랜B’ 제시… 보수-노동당 동시만족 쉽지 않아 EU, 기존 합의안 대폭수정 난색… 모든 시도 실패땐 ‘합의 없는 이혼’
메이 총리와 여당 지도부는 꽤 복잡한 시나리오를 짜야 할 처지다. 현재 논의되는 시나리오는 △총리 불신임 투표 및 조기 총선 △의회 재협상 △EU와 추가 협상 △2차 국민투표 및 EU 잔류 △노딜 브렉시트 등 크게 5가지다. 문제는 어떤 상황이라도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① 메이 총리 불신임 및 조기 총선
② 의회 재협상
메이 총리는 불신임 위기를 넘기면 각 당 지도부를 만날 계획이다. 이를 염두에 둔 ‘플랜B’는 의회 제출 시한인 21일 이전에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에서의 통행 및 통관 자유 문제를 둘러싼 혼란 방지용 ‘백스톱(안전장치)’ 조항 수정 여부가 재협상 쟁점이다.
EU에서 탈퇴하더라도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으로 남아 EU와 경제협력을 유지하는 소위 ‘노르웨이 모델’(자국 통화를 사용하되 EU 경제공동체에 잔류)도 거론된다. 백스톱을 반대하는 보수당 강경파는 노르웨이 모델에도 부정적이다. EU 회원국 국민이 영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브렉시트가 무의미해진다는 이유에서다.
③ EU와 추가 협상
④ 2차 국민투표 및 EU 잔류
야당인 노동당은 브렉시트 자체를 재검토하자는 ‘2차 국민투표’안을 주장한다. 12일 인디펜던트의 조사에 따르면 2차 국민투표 찬성률이 46%로 반대(28%)보다 18%포인트 높았다. 2차 국민투표가 치러지면 3년 전 투표 결론이 뒤집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메이 총리는 “재투표는 나라를 분열시키고 민주주의에 어긋난다”며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EU 탈퇴가 약 10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재투표로 브렉시트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U는 이번 부결로 영국의 EU 잔류, ‘노(No) 브렉시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 의회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아무도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는다면 유일한 긍정적 해결책이 무엇인지 용기를 내서 말해야 한다”며 EU 잔류 지지 의사를 밝혔다.
⑤노딜 브렉시트
구가인 comedy9@donga.com·전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