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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가세, 벤투호 창끝은 더 날카로워졌다

입력 | 2019-01-17 08:10:00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가운데). ⓒ News1 DB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린 한국 축구대표팀의 초반 2경기는 실망스러웠다.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각각 1골씩을 넣는데 그치면서 많은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토트넘)이 가세하면서 벤투호의 무뎠던 창끝은 날카로워졌다.

한국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들어 기록한 첫 멀티 골 승리다. 한국은 중국보다 약체로 여겨졌던 필리핀, 키르기스스탄과의 앞선 경기에서 각각 1-0으로 승리,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중국전에서 한국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라인을 올리면서 맞불을 놓은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손흥민의 합류였다.

지난 14일 대표팀에 가세한 손흥민은 15일 단 하루 훈련에 참가한 뒤 이날 선발로 나섰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이 대표팀에 들어와 근육 상태를 체크했는데 괜찮았다. 스스로도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위에 오르면 6일을 쉬는데 리듬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뛰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또한 주장으로 책임감도 강하다”고 손흥민의 선발 출장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역할에 변화를 줬다. 이전에 뛰던 윙어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워 체력적이 부담을 줄였다.

측면이 아닌 가운데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은 최전방의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또한 특유의 빠른 돌파와 뒤 공간 침투로 중국의 수비를 흔들었다. 중국 수비수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손흥민에게 향했다.

손흥민에게 수비가 몰리면서 황의조는 물론이고 측면 공격수로 나선 이청용(보훔), 황희찬(함부르크)에게 공간이 열렸다.

이청용은 “흥민이는 존재만으로 큰 힘이 되는 선수다. 흥민이가 합류한 뒤 대표팀이 점차 완벽해지는 모양새다. 중국을 상대로 전방에서 계속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황희찬 역시 “흥민이 형이 가운데에서 상대 뒤 공간을 침투하거나 공을 소유하면서 시간을 보내줘 기회가 많이 생겼다”면서 손흥민 합류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영향력은 오픈 플레이 때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다. 손흥민은 세트플레이에서도 키커로 나서 정확한 킥으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김민재(전북)의 추가 골도 손흥민의 크로스에서 비롯됐다.

이미 잉글랜드 무대에서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올 시즌 20개의 공격포인트(12골8도움)를 올린 손흥민은 한 경기 만으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발휘했다. 게다가 이날 경기는 손흥민이 완벽한 컨디션도 아니었다.

손흥민의 활약에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은 여러 포지션에서 뛰고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다. 경기장 안에서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손흥민이 대표팀에 들어와 공격에서 많은 옵션을 얻었다. 앞선 2경기에서 문제점이 있었지만 손흥민이 노력과 희생을 해 개선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 한 명의 합류로 벤투호는 앞으로 16강전부터 더욱 강력한 공격력을 기대하게 됐다.

(아부다비(UAE)=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