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중국에 2-0 완승…벤투 부임 후 10경기 6승4무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냐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손흥민, 황의조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19.1.16/뉴스1 ⓒ News1
중국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10번째 경기였다. 이 10번째 경기에서 벤투 감독은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간단히 정리하면, 팀보다 앞서는 개인은 없고 어떤 경기든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돌아보면 앞선 9경기가 다 그랬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앞선 1, 2차전에서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을 각각 1-0으로 꺾었던 한국은 3전 전승 조 1위로 16강에 진출, 보다 수월한 토너먼트 일정표를 받게 됐다.
경기를 앞두고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향한 것은 에이스 손흥민의 ‘기용’ 여부였다. 대표팀에 막 합류한 손흥민을 과연 ‘쓸까’에 대한 관심이었다. 토트넘에서 워낙 강행군을 소화한 터라 휴식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이라는 카드를 아끼려다 결과가 자칫 잘못됐을 때, 손흥민을 쓰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다른 선수들의 에너지 소모가 많았을 때 등 어설픈 선택이 가져올 좋지 않은 상황을 더 염두에 뒀을 공산이 크다. 주위에서는 왈가왈부 많았으나 어쩌면 벤투 감독은 어렵지 않게 결정을 내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대회를 앞두고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중요한 선수다. 하지만 (아시안컵 개막 후 팀에 합류하게 되는 것은)내가 부임하기 전에 결정된 사안이고, 지금은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서 “중요한 선수 없이 두 경기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준비해야한다”는 말로 고민을 전한 바 있다. 고민대로 힘들었다. 객관적 약체인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에 모두 고전했다.
필리핀과의 1차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는 “손흥민은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문전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선수”라며 “그가 좋은 컨디션을 갖고 합류해 중국전에는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다시 전한 바 있다. 토너먼트 돌입을 앞두고 치르는 3차전에서는 흐름을 바꾸는 것이 손흥민의 휴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벤투 감독이다.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차출 직전까지 손흥민을 야무지게 활용했다. 14일 맨유와의 경기를 포함해 8경기 연속 선발로 뛰게 한 뒤 한국대표팀으로 보내줬다. 많은 이들이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을 수긍했다. 벤투 감독의 선택도 포체티노와 다르지 않았다. 부상이나 컨디션이 크게 떨어진 것이 아니라면, 팀의 상황이 선수보다 앞섰다. 게다 지금은 ‘대회기간’이다.
코칭스태프나 지원스태프 그리고 지도를 받는 선수들에게 벤투 감독에 대한 견해를 듣고자 하면 꼼꼼하게 세밀함을 넘어 철저하고 치밀하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훈련도 평가전도 느슨한 법이 없었다. 선수를 불렀다고 해서 배려나 안배를 위해 출전시키는 법도 없었다.
중국전에서 나온 손흥민 선발 기용은 벤투 감독이 전하는 확실한 메시지 일 수 있다. 프로였고 승부사였다. 벤투 감독은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43분에야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선수를 혹사시키는 불합리한 지도자로 보긴 어렵다.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선수는 아예 훈련장에도 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것도 같은 선상에 놓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귀한 몸이라고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진 않는다. 팀이 우선이다. 대표팀 안에 들어왔다고 다 필드를 밟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적인 배려는 없다. 역시 팀이 우선, 결과가 먼저인 까닭이다. 벤투호는 지금 10경기 무패행진(6승4무)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