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신문 조서 열람을 모두 마쳤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 또한 초읽기에 들어섰다.
양 전 대법원장은 17일 오전 9시께부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출석해 조서를 열람한 뒤 오후 11시30분께 귀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조서 내용과 문구 등을 꼼꼼히 살펴봤기 때문에 열람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에 나온 것은 지난 11일 첫 공개소환 이후 조사와 조서 열람을 합쳐 총 다섯 번째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4일 피의자 조사를 받았고, 다음날인 15일 나머지 조사를 한 후 이틀간 피의자신문 조서를 열람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재판에서 본격적인 공방에 나설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첫 조사 후 “소명할 부분은 재판 과정에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조서 열람이 마무리됨에 따라 검찰은 곧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는 필요치 않다고 보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서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개입 혐의와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불리는 인사 불이익 관련 혐의,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및 동향 수집 관련 혐의 등 각종 의혹들을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실무진들이 한 일을 알지 못한다는 등 혐의를 사실상 전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