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후로 갑작스러운 신체 및 생활패턴의 변화를 겪는 산모 중 절반 이상이 ‘산후우울감’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산모들의 평균 산후조리 기간은 약 32일로 출산 후 몸이 회복되는 데 필요한 기간인 ‘산욕기(평균 6∼8주)’에 크게 못 미쳤다. 이런 결과는 보건복지부가 17일 발표한 ‘2018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담겼다. 정부가 산후조리 실태조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2017년 출산한 산모 291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설문조사한 결과 산모의 50.3%는 산후조리 기간에 산후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33.9%는 출산 후 9∼20개월이 지난 조사 시점에도 ‘산후우울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중 22%는 산후우울감 해소에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비싼 산후조리 비용도 산모를 힘들게 했다. 응답자의 75.1%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했는데, 평균 13일을 머물면서 약 221만 원을 지불했다. 지난해 8월 기준 서울시가 집계한 산후조리원 이용 가격은 155만∼960만 원이었다.
이 때문에 산모의 건강 회복과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많았다. 특히 조사 대상의 51.1%는 산후조리원 경비의 직접적 지원을 요청했다. 육아휴직 활성화(22.7%)와 출산휴가 기간 확대(10.5%)를 바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양성일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향후 3년마다 산후관리 실태조사를 진행해 산모 특성에 따른 건강관리와 산후조리 지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