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법원도 공격당할까 걱정… 재판 통해 국민신뢰 되찾아야”
17일 대법원 청사 안에서 8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식이 알려진 뒤 대법원 분위기는 하루 종일 가라앉았다.
지난해 11월 말 김명수 대법원장의 출근길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사건에 이어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발생하자 판사들은 국민들의 사법 불신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지역의 한 지방법원 판사는 “이전에는 재판에 패소해도 국민들이 대법원의 권위를 믿고 따랐지만 검찰 수사 이후 달라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검찰이 7개월 동안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 개입 의혹을 수사하면서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믿음이 깨졌고, 그 후유증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본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청사 보안을 더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일선 판사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한 지방법원 판사는 “대법원에서도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데 내 재판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화염병을 던지거나 해당 법원에서 소란을 일으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걱정했다.
한 고등법원의 판사는 “법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이럴수록 판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라며 “재판을 통해 국민들에게 믿음을 다시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