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문화재 지정된 역사문화공간에 가족-측근 등 명의 건물 17채-땅 3곳 孫 “투기면 재산 내놓고 의원직 사퇴”, 與 “징계없다” 문체위 간사직도 유지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측이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건물과 땅 20곳을 매입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당초 10곳으로 알려졌지만 본보와 채널A가 문화재청이 지난해 8월 관보에 등록한 근대역사문화공간 필지 현황과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전체 부동산 602곳 중 손 의원의 남편이 이사장인 재단, 조카, 보좌관 남편 등의 명의로 된 건물이 17채, 땅이 3곳이었다. 추가로 확인된 부동산 10곳은 지난해 8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대의동과 만호동 일대 대로변 등 투자 가치가 높은 지역에 집중돼 있다.
20곳 중 건물 3채는 손 의원의 조카 손소영 씨(42) 명의의 카페와 주택, 사무실 건물이다. 게스트하우스인 창성장과 주택은 손 의원의 또 다른 조카 손장훈 씨(22) 등 3명의 공동 명의로 돼 있는데 장훈 씨는 “명의만 빌려준 것이다. 집안에서 샀다”고 밝혔다. 다른 건물 11채와 토지 3곳은 손 의원의 남편이 이사장인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소유다. 또 손 의원 보좌관의 남편이 기타강습소를 갖고 있다. 손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부동산 취득 도면을 공개하며 나전칠기 박물관을 위한 부지라고 밝혔다.
손 의원 측은 2017년 3월부터 근대역사문화공간의 부동산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손 의원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었다. 전체 20곳 중 14곳을 사들인 시기는 근대역사문화공간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지난해 8월 이전이다. 이 중 문화재로 인정받을 가능성 때문에 투자 가치가 있는 적산가옥은 7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식 건물인 적산가옥은 1945년 광복으로 일본이 철수하면서 정부에 귀속됐다가 일반인에게 불하됐다.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손 의원은 2017년 초 목포의 한 청소년보호단체 대표와 함께 적산가옥을 자주 보러 다녔다고 한다. 이 단체 대표도 근대역사문화공간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 “재산을 모두 걸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직도 사퇴하겠다. 목숨을 내놓으라면 그것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두 조카에게 1억 원씩을 증여해 차명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카에게 증여하는 게)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손 의원의 투기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해 당 차원의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손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 / 목포=이형주 기자 / 최선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