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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의 SNS민심]지방의원 폭행사건에 “국제적 망신” 분노 ‘부글’

입력 | 2019-01-18 03:00:00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1991년 부활된 지방자치제도가 올해 시행 29년째를 맞았다. 지방자치의 한 축인 지방의회는 나름의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가이드 폭행 사건 때문에 기초의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끓어오르고 있다.

예천군의회 사건을 다룬 뉴스, 블로그, 카페 등 온라인 글들은 9일 전후로 대량 생산됐다. 지금은 다소 줄었지만 사건을 개탄하는 문서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단지 특정인의 추태로 끝나지 않고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슈가 확장됐다. 예천군의회 관련 글은 줄었지만 해외연수에 대한 글들은 계속 늘고 있다.

예천군의회의 연관어를 살펴보면 분노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해외연수, 박종철(폭행사건 당사자 의원), 가이드 폭행이 연관어 1, 2, 3위를 차지했다. 그 이후에는 논란, 추태, 파문, 접대부 요구, 제명, 문제, 사태, 물의, (국제적)망신, 고발, 비난, 분노 등의 부정적 단어들이 상위에 나오고 있다. 당사자 혼자만의 사퇴가 아닌 예천군 의원 전원이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지방의회는 해외연수 목적으로 ‘선진문물 시찰’을 내세웠지만 이미 국민은 외유, 관광으로 인식하고 있다. 연수에서 배운 것들이 조례 제정이나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을지 의문이다. 해외연수가 의정활동에 기여하는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된다면 아마 결과는 ‘효과 없음’으로 나올 것이다. 추가 보도를 통해 예천군의회가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단 1건의 조례안만 발의했고 그마저도 군수가 제출한 수정안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참담한 현실이다.

사실 지방의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매년 지방의회 청렴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7년 조사에서 지방의회 청렴도는 10점 만점에 6.11점이었다. 자치단체 7.69점, 공공기관 7.94점에 비해 낮았다. ‘부당한 알선·청탁’과 관련한 평가에서도 2015년 7.08점, 2016년 6.5점, 2017년 6.23점으로 계속 나빠지고 있다. 학맥이나 혈연, 인맥 등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지에 대한 항목에서도 자치단체, 시도교육청은 8점대였으나 지방의회는 5.74로 아주 낮았다. 연고에 의존해 일을 처리한다는 뜻이다.

몇 해 전 여론조사에서는 ‘지방의회 폐지’에 대한 찬성 의견이 50%를 넘기도 했다. 지방의회는 바뀌어야 한다. 그래도 광역의회는 수준이 높아졌지만 기초의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사건이 지방의회의 역량과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사실 이면을 보면 정당의 책임이 크다. 정당도 지방의원 공천에만 관여할 것이 아니라 지방의원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