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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완전한 비핵화’ 대신 ‘중간거래’로 상응조치?

입력 | 2019-01-18 13:24:00

SCMP “선비핵화-후제재완화 기조 완화될 듯”
“美, 체면 차리기 위해 임시 제재 완화 검토”



© News1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개월째 교착상태를 보이는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한미 군사 훈련 축소, 남북경협와 관련한 제재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완전한 비핵화 요구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한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북핵 협상 교착상태를 끝내기 위한 ‘중간 거래’(interim deal)로 비핵화 기준을 낮추는 등 상응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신년 내신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미국이 북한에 제공할 인센티브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국제정치학 교수는 “제재 조치 완화나 주한 미군 축소, 혹은 한국과의 대규모 군사 훈련 장기 중단 등을 대가로 비핵화 프로그램 속도를 늦추면 양쪽 모두 체면을 차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우드로 윌슨 국제학술센터의 밴 잭슨 펠로우도 “지난 정상회담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북미가 ‘중간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은 설득력 있다”며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탰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현실을 완전히 부정하는 미사여구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어떤 의제가 대화 테이블에 오르고, 양국이 모두 동의할 만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더 이상 북한의 핵위협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핵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북한은 당시 ‘한반도 비핵화’에 동의한다는 막연한 어조의 성명서에 서명한 후 미국의 ‘상응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CMP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등 돌이킬 수 있거나 대체로 상징적인 조치만을 취해왔다고 지적했다.

나랑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남북 교역 승인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이웃 국가(북한)와 경제 협력을 증진하려는 한국 정부의 열망을 공개 지지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간접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북한은 상징적 조치를 얻게 되고 북미 관계도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잭슨 펠로우는 좀더 비관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도 미약한 돌파구조차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은 미국의 극적인 (제재 완화) 조치 없이 비핵화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제재를 대폭 완화하더라도 북한이 실제 비핵화에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북한은 현재 유엔과 미국의 제재에 따라 석탄과 철광석, 섬유를 수출할 수 없다. 석유와 정제유 수입도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제재 완화는 없다고 거듭 주장해 왔으나 최근 정책 기조 변화에 침묵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