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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후보에서 구속 위기로…뒤바뀐 박병대의 운명

입력 | 2019-01-18 17:24:00

법원 요직 행정처 9년이나 근무하며 승승장구
영장 발부시 ‘첫 구속’ 전직 대법관 수모 위기



2018년 12월7일 박병 전 대법관이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귀가하고 있다. 2018.12.7/뉴스1 © News1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이뤄진 ‘사법농단’ 의혹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62·사법연수원 12기)이 다음주 두 번째로 구속 심사대에 선다.

박근혜 정부 시절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꼽힐 만큼 승승장구했지만, 현재는 처음으로 구속된 전직 대법관이라는 수모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8일 박 전 대법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특가법상 국고손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박 전 대법관은 양승태 사법부의 각종 사법농단 의혹이 집중됐던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2년 동안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재판 개입과 법관 사찰 등 의혹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환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박 전 대법관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경북 영주 태생이라 ‘대구·경북(TK)’ 인사로 분류됐다고 한다. 그는 법원 내 보수적 엘리트 모임으로 알려진 ‘민사판례연구회(민판연)’ 회원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12기) 동기다.

그는 법관 생활 32년 중 무려 9년 동안 ‘엘리트 법관들의 승진 코스’로 꼽히는 법원행정처에서 일했다. 송무국장과 사법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치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이후 유력한 차기 사법부 수장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사법행정 분야를 오래 맡았던 그는 양 전 대법원장과는 호흡이 잘 맞았다고 전해진다. 그가 법원행정처장이었던 2014~2016년은 상고법원 추진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로 꼽힌다. 퇴임 후에는 변호사 개업 대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하지만 사법농단 수사가 시작된 후에는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됐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고영한 전 대법관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돼,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구속 심사대에 선 전직 대법관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당시 법원은 “공모관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박 전 대법관의 혐의가 추가로 규명됐다고 판단해 이날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발부될 경우 처음으로 구속된 전직 대법관이 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