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노동 찾기/신정임 등 지음/214쪽·1만4000원·오월의 봄
이 책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지만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야간 노동자들의 일상을 기록한 인터뷰집이다. 우편집중국, 대학교, 병원, 공항, 지하철, 감옥, 급식소 등 우리 사회의 필수적인 편의와 안전을 만들어 내는 일터의 밤 시간이 무대다.
달빛과 함께하는 이들 가운데는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노동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불규칙한 노동시간과 열악한 근무조건이 유독 야간 노동에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항공기 청소 노동자들을 보자. 이들은 하루 평균 20대 이상의 비행기에 오르고, 1000개 이상의 변기를 닦는다고 한다. 그러나 소독제 안전교육은 물론이고 안전 장비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 것이 현실. 이로 인해 CH2200이라는 유해 화학물질에 중독돼 병원 치료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야간 노동자의 삶과 그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 책이 ‘위험의 외주화’ ‘휴식 없는 노동’ 등 우리 사회의 여러 난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