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논란 확산]창성장 인근 적산가옥 집중 타깃 주민 “손혜원, 외지인과 자주 왔다” 작년 3월엔 11억원 대출받아… 재단 명의로 7억어치 사들여 남편 “나는 목포에 가본적 없고, 아내가 부동산 매입 직접 결정”
孫의원이 구입한 부동산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측이 매입한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전남상사 건물(왼쪽 사진)은 손 의원 조카가, 양복점 건물이 있는 땅은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목포=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통장 등 도움 받아 부동산 물색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손 의원 측은 지난해 7월경 옛 동아약국 자리와 붙어 있는 양지슈퍼 건물을 사들이려고 건물주와 흥정을 하는 과정에서 만호동 통장 A 씨의 도움을 받았다. 손 의원 측은 건물주인 80대 여성에게 시세(5000만 원)에 50%를 더 얹어 7500만 원을 제안하며 적극적인 매입 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건물주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흥정이 오갈 때 통장 A 씨는 “슈퍼를 파는 게 어떻겠느냐”며 손 씨 측과 함께 건물주를 설득했다고 한다.
A 씨는 손 의원 측이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손 의원 조카와 보좌관 딸 등 3인 공동 소유) 인근 건물 매입을 시도할 때도 건물주와 다리를 놔주는 등 도움을 줬다. 주민 김모 씨는 “(근대역사문화공간에는) 빈집이 많아 집 소유자를 찾으려면 동네 사정을 잘 아는 통장을 통해 알아봐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 측은 A 씨에게도 “집을 팔 생각이 없느냐”고 제안할 정도로 이 일대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손 의원은 2017년 문화계 인사들과 지역을 돌아보며 “‘목포에 숨겨진 보물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손 의원은 외지에서 사람들을 데려와 만호동과 유달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부동산을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조모 씨는 “손 의원이 외지인 두세 명과 함께 동네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봤다. 한의원 자리도 손 의원 일행이 다녀간 뒤 팔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11억 원 대출받은 뒤 집중적으로 사들여
손 의원은 이 지역이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2018년 8월)되기 5개월 전 부동산 매입자금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손 의원은 지난해 3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자신 소유의 건물과 남편 정건해 씨(74) 소유의 토지를 담보로 11억 원을 빌렸다. 손 의원은 대출금 중 7억1000만 원을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재단에 기부한 뒤 재단 명의로 부동산을 대거 사들였다. 손 의원 측이 사들인 건물과 땅 20곳 가운데 재단 명의로 된 부동산은 모두 14건. 이 중 10건은 대출을 받은 뒤 10개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매입한 부동산이다.
손 의원은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했다. 남편 정 씨는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목포에 가본 적이 없고, 매입할 부동산은 아내(손 의원)가 직접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재단 명의로 부동산을 산 것은 투기가 아니라 오히려 사회에 환원하려고 개인 재산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윤다빈 empty@donga.com·김정훈 / 김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