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합계출산율 0.96∼0.97명 추산 1970년 4.53명에서 수직 하락… 정부 ‘인구절벽’ 근본대책 시급
18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6∼0.97명으로 추산됐다”며 “출생아 수도 32만5000명으로 2017년(35만7771명)보다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까지 통계청이 집계한 인구 동향을 토대로 추산한 것이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 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통계청 집계가 시작된 1970년 이래 한 번도 없다. 1970년 합계출산율은 4.53명이었다. 1977년2.99명, 1984년 1.74명으로 각각 3명대와 2명대가 깨졌다. 이후 34년 만에 1명대마저 무너진 것이다.
정부의 대응은 더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년)을 수정한 ‘재구조화’ 방안을 발표했다. 저출산 추세는 ‘극복’이 아닌 ‘적응’의 대상이라는 인식 속에 정책 패러다임을 ‘출산 장려’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바꾸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 의료비 지원과 같은 상당수 정책은 2021년 이후 시행된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정책학과 교수)은 “인구 구조에 큰 상처가 났는데 정부와 국회는 돈 몇 푼 쥐여주는 응급처치만 하고 있다”며 “대수술이라고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좌절한 청년들을 일으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