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007년 3월 26일자에 보도한 ‘더 강하게, 더 빠르게, 더 현명하게(Smarter)’ 라는 주제의 커버스토리를 보고 BDNF을 알게 됐다. 뉴스위크는 당시 존 레이티 하버드메디컬스쿨 교수가 쓴 ‘불꽃: 운동과 뇌에 대한 혁명적인 신과학’(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이란 책을 소개했다. 레이티 박사는 이 책에서 “운동하면 머리가 좋아진다. 바로 BDNF가 생성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결과물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과거 BDNF는 그저 신경성장 인자로만 인식됐을 뿐이었다. 운동과 BDNF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분석한 책이었다. 필자는 아마존에서 바로 책을 주문해 다 읽었고, 각종 기획에 BDNF를 소개했고 2008년 1월 출간한 ‘스트레스 Zero 운동법’에도 자세히 소개했다.
‘Spark’를 시발로 운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는 왜 공부 잘하는 운동선수가 드물까? 이유는 간단하다. 레이티 박사는 당시 책에서 “운동선수들이 도서관보다는 운동장이나 체육관에 오래 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는 얘기다.
다양한 연구결과 유산소 운동을 한 뒤 1~2시간 동안이 집중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0교시 체육(본 수업 시작하기 전 체육활동)’을 실시해 효과를 보고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실제 교육 현장은 대부분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 교육은 ‘지(智) 덕(德) 체(體)’를 강조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외면한다. 대학입학이라는 미명아래 아이들의 정서적인 발달을 키워줄 체육 음악 미술은 도외시 되고 있다. 한마디로 지(智)만, 즉 인지능력을 키우는 것만을 강조하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벤치마킹의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선진국의 좋은 면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교육은 늘 후진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어 놨다. 우리나라에서 ‘사교육’ 문제를 거론하듯 선진국에서도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입시교육이 열풍을 이루고 있지만 교육과정만은 전인교육을 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토대에서 만들어졌다.
일부 사회학자들이 “국가가 체육, 스포츠를 강조하는 것은 국가 이데올로기를 심어주고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정치적인 야심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단체 경기는 단결심과 협동심을 키워줘 애국심으로 무장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미식축구를 통해 다민족출신의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결국 세계 최강이 됐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은 체육과 스포츠 등을 강조해 강인한 국민들을 길러내 세계의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만큼 체육과 스포츠가 국가 경쟁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운동을 하면 머리도 좋아진다니 우리나라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부 잘하는 운동선수를 키울 게 아니라 모든 학생을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게 만들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운동선수는 그런 학생 중에서 선발하면 된다. 이게 바로 선진국 교육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