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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예선 전승’ 조1위 기세오른 벤투호, “중동의 모래바람 잠재워라”

입력 | 2019-01-20 17:11:00

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손흥민과 기성용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파울루 벤투 감독. 2019.1.18/뉴스1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토너먼트 돌입을 앞둔 벤투호의 사기는 한껏 올라있다. 조별예선을 전승(3승)으로 마무리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결 수월한 대진표를 받았다.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손흥민(27·토트넘)의 등장도 분위기 상승에 큰 몫을 했다. 그의 이번 대회 데뷔전이던 16일 중국전에서 손흥민은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며 동료가 믿고 기댈 수 있는 심리적 지지대로 자리 잡았다.

20일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손흥민의 합류 이후 선수들 사이에 ‘믿을 구석이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조별예선 1차전(필리핀)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기성용(뉴캐슬)도 훈련하기 시작했다. 지금으로선 딱히 흠잡을 데 없는 흐름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세가 등등한 한국은 22일 바레인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위한 ‘토너먼트 여정’에 나선다. 우승을 바라보는 한국은 이제부터 중동팀의 공세에 맞서야 할 상황이다. 대진표상 16강에서 바레인을 넘어서면 8강에서 카타르나 이라크를 만난다. 토너먼트 두 경기 연속 중동팀을 상대한다. 준결승에서도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바레인은 1964년 이후 한국이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12번째로 만나게 될 중동팀이다. 한국은 이제껏 토너먼트에서 이란(6번), 사우디(2번), 이라크(2번), 쿠웨이트(1번) 등 중동팀을 11번 만나 4번 이기고 7번 졌다. 한국이 그간 이 대회 무관에 그치며 ‘종이호랑이’로 불리게 한 뼈아픈 패배들이었다. 1964년 이후 토너먼트에 9번 오른 한국은 각각 호주(결승전)와 일본(4강)에 진 2015년과 2011년 대회를 빼면 7번의 나머지 대회에서 모두 중동팀에 발목이 잡혀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한국이 상대할 중동팀의 전력이 예전만큼 강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레인만 해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53위)보다 60단계나 아래인 113위. 카타르(93위)와 이라크(88위), 아랍에미리트(79위)도 전력상 한국에 밀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무엇보다 결승까지 이란(29위)을 피하게 된 것은 한국으로서는 큰 호재.

이란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때부터 5개 대회 연속 한국의 토너먼트 첫 상대였다. 한국은 그 첫 관문에서 매번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이란과의 경기에서 전력을 다해 이겨도 이후 경기에서 기진맥진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곤 했다. 한국은 이란을 토너먼트 첫 경기(8강)에서 5번 만나 3승(2패)을 거뒀고, 결승에서는 1972년 태국 대회 때 한 번 만나 졌다.

한편,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9일 지금까지 2골을 기록한 김민재(전북)를 ‘조별리그 최고 선수 후보(투표 진행중)’에 올리면서 “한국의 공격 재능을 고려할 때 팀 최다득점자(황의조와 공동)가 수비수 김민재란 사실은 놀라운 일”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동시에 기성용의 인터뷰도 홈페이지에 비중 있게 실으며 우승 후보 한국의 행보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북 관계자와 영국 일간지 ‘더 선’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왓포드가 김민재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왓포드는 20일 현재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중 7위에 올라있다. 김민재는 당초 중국의 베이징 궈안과의 계약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과 김민재 영입경쟁을 펼치고 있는 왓포드는 600만 파운드(약 87억 원)의 이적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