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송유관에 주민 몰려들어 74명 부상… 중상자 많아 희생 늘듯, 시신훼손 심해 사망자 파악 애로
참혹한 사고 현장 19일 멕시코 중부 이달고주 틀라우엘릴판의 송유관 폭발 현장에서 증거 분석 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땅을 시커멓게 물들이고 있다. 폭발이 워낙 큰 탓에 부상자들의 부상 정도가 심하고 시신 확인도 어려워 이미 70명이 넘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틀라우엘릴판=AP 뉴시스
AP,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18일(현지 시간) 이달고주 틀라우엘릴판의 주민 800여 명이 구멍 난 송유관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을 주워 담는 도중 송유관이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7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폭발로 인한 시신 훼손이 심해 당국이 사망자 신원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폭발한 송유관은 멕시코 최대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 소유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이 송유관에 구멍을 냈고 약 두 시간 뒤 주민들이 한창 기름을 퍼 담을 때 사고가 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정확한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WP는 정부가 송유관 기름 탈취를 막기 위해 무리하게 가난한 지역의 송유관까지 막아 버린 것이 비극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사고 발생 후 애도를 표했지만 “기름 절도를 반드시 중단시키겠다”며 단속을 굽히지 않을 뜻을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