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어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 속으로 몰아갈 수 없다”며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부동산 투기 및 차명재산, 부당한 압력 행사 등 모든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를 통해 엄정한 판단을 받겠다”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의원직을 사퇴할 뜻도 내비쳤다. 시종 거리낄 것 없다는 투로 의혹을 부인하던 손 의원 옆에는 홍영표 원내대표가 배석했다.
손 의원의 가족과 측근들은 작년 8월 전남 목포시 만호동과 유달동이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되기 전 1년여 동안 20여 건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이곳과 인접지역 재생사업에는 국가 예산 1100억 원이 올해부터 5년간 투입되며 손 의원이 여당 간사를 맡았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인 문화재청 예산만 500억 원이 투입된다. 손 의원은 목포 구도심 재생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손 의원은 “목숨을 걸겠다”며 투기 의혹을 거듭 부인하면서 “문화재로 지정되면 오히려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 고시 이후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돼 시세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문화재청과 목포시가 이 지역의 투기 대책을 검토한 바 있다.
과거 같으면 이 정도로 파문이 커지면 검찰이 벌써 내사에 착수해 본격 수사에 대비했을 것이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고소고발을 기다리지 말고 즉각 수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 왜 친인척과 보좌관 가족 이름을 빌렸는지, 직위를 이용한 민원·예산 압력과 미공개 정보 취득은 없었는지 손 의원을 둘러싼 의혹들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손 의원 수사에서 검찰이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이면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