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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증권거래세율 점진적으로 내리고 주식 양도차익 과세대상 조기확대 검토

입력 | 2019-01-21 03:00:00

정치-금융권 거래세 축소 주장에 정부, 세수 보완위한 대안 모색
보유주식 3억이상 양도세 시점… 1년 앞당겨 내년 시행 추진




주식 매매 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보유 주식 총액이 15억 원 이상인 대주주에게만 양도세를 부과하지만 내년부터는 이 기준을 보유 주식 3억 원 이상인 주주로 넓힐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증권거래세 인하나 폐지를 추진함에 따라 줄어드는 세수를 양도세 강화로 보완하려는 취지다. 당초 증권거래세 축소에 반대하던 정부가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증권거래세를 금방 폐지하거나 세율을 대폭 인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거래세의 점진적 인하에 대비해 2021년 예정이던 주식 양도차익 과세 확대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래 2년 뒤부터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을 보유 주식 3억 원 이상으로 넓힐 예정이었지만 거래세 인하를 염두에 두고 그 시기를 내년 정도로 당길 수 있다는 뜻이다.

증권거래세 인하는 금융권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이다. 지난해 말 이후 증시 부진의 여파로 이런 요구가 더욱 거세졌다. 그동안 정부는 “증권거래세 폐지는 2022년 이후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전면 시행한 뒤에나 추진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양도세와 거래세를 모두 내는 것이 이중 과세라는 금융권의 지적에도 정부는 “양도세 과세는 현재 전체 거래의 약 0.2%에만 해당하는 일부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15일 민주당이 증권사·자산운용사 사장단과 만나 증권거래세 인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현재 증권거래세는 매매 차익과 상관없이 0.3% 세율(농어촌특별세 포함)로 모든 주식 거래 때 원천 징수된다. 반면 주식 매매 양도세는 주식 보유액이 많은 일부에게만 부과된다. 2017년까지는 주식 보유액이 100억 원 이상인 극소수에게만 부과되다가 지난해부터 15억 원 이상 주식 보유자로 대상이 늘었다. 정부는 이어 2020년에는 보유액 10억 원 이상, 2021년에는 3억 원 이상으로 대상을 늘릴 예정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중기 추진계획에 따라 세수 추이 등을 따져 주식매매 양도세 확대와 증권거래세 인하를 연계해 세제를 개편할 계획이었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