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넘친 프로배구 올스타전 여자 문정원 서브 시속 124km… 측정기 오작동 같았으나 “인정”
대전에서 열린 V리그 올스타전에서 한국전력 서재덕이 머큐리처럼 마이크를 잡고 나섰다. 올스타전 홍보 영상에서 머큐리를 패러디했던 서재덕은 ‘덕큐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전=뉴시스
V스타가 K스타에 7-5로 앞선 1세트.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파다르(23)가 어슬렁어슬렁 V스타 코트 옆으로 걸어 나왔다. 그가 팔짱을 끼고 근엄한 표정을 짓자 관중이 웃었다. 경기 전 깜짝 세리머니를 보이겠다고 예고했는데 ‘깜짝 감독’으로 나선 것. 선수 교체를 지시하며 본격 감독 역할에 나선 그는 작전타임을 부르고 득점한 선수와 함께 세리머니를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V스타의 1세트 승을 이끌었다.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 정규시즌에서 피 말리는 봄 배구 경쟁을 벌여온 선수들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4702명)과 한데 섞여 축제를 즐겼다.
식전부터 볼거리가 넘쳤다. 남녀부 정지석(대한항공)과 이재영(흥국생명)은 출입구 검표원으로, 고예림, 어나이(이상 IBK기업은행)는 판매원으로 등장해 관중의 시선을 끌었다. 서브 대결에서는 이변이 나왔다.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이 시속 124km로 여자부 ‘서브 퀸’에 오른 것. 1차 시도에서 남자부 문성민(현대캐피탈)이 2년 전 세운 역대 최고 기록(123km)을 넘자 선수 본인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2차 시도에서 시속 86km가 나와 측정기 오작동으로 보였지만 본부석은 그의 첫 기록도 인정했다. 상금 100만 원을 받은 문정원은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2, 3세트에는 남녀가 한 팀을 이루는 등 이벤트 위주였지만 경기는 팽팽했다. 지난해까지 4세트였던 경기가 올해 3세트로 줄자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한 것. V스타 남자 선수 박원빈(OK저축은행)의 스파이크를 K스타 여자 선수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블로킹해 득점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경기 중 선수에게 이끌려 코트에 선 관중, 볼보이가 서브를 넣기도 했다. V스타가 K스타에 2-1(15-12, 15-14, 13-15)로 승리했다.
대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