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협상]내달말 2차 정상회담 합의
작년보다 작아진 친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사진 오른쪽)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각각 한 손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잡은 채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출처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 트럼프, “지금까지 언론에 안 나온 사안 논의”
김영철은 지난해 6월 1월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손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의 크기 또한 지난해에 비해 많이 줄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북-미 정상이 2차 정상회담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회담 의제에 대한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가 고위급 회담에 이어 스웨덴 실무회담 협상에 나선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 조치로 핵시설 신고 검증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미국이 제재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화답하는 ‘빅딜’이 모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 압박을 고수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위협했던 김 위원장이 김영철을 통해 제재 완화를 받아내기 위한 승부수를 꺼내들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제재 완화 등 더 큰 수준의 합의를 위해 갖고 있는 카드를 서로 맞춰보자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0일 김 위원장이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실현될 경우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회담 시기, 장소는 스웨덴 협상 이후 발표될 듯
백악관이 거듭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하면서 북-미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한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김영철과 트럼프 대통령 면담 후 “미국은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볼 때까지 대북 압박과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비핵화 협상이 이제 막 시작됐는데 제재 완화라는 강력한 대북 레버리지를 트럼프가 벌써부터 놓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번 면담에서 북-미는 2차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 잠정적인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월 말경이 될 것으로 보이는 시기에 (김 위원장과)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장소도 골랐지만 장차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는 스웨덴에서 열리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간의 실무협상 이후에나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도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